[GL] 계약연애

윤슬길 연재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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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고 작은 데다 아주 옅은 색의 단발머리는 포근해 보여서, 다가가 머리에 입맞춤을 안 하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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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최신순

“조심해요.” 성아가 뒷걸음질 치며 방안으로 들어오자 서희가 한 말이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성아의 얼굴과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하던 짓을 멈추지 않는다. 하아…. 하아…. 성아의 막혀있던 입에서 거친 숨이 나온다. 안된다. 안된다. 늘 그렇게 말하던 성아가 자신의 충동적인 입맞춤을 뒤늦게 알아채고 볼을 붉히는 것도…. 지금, 눈도 제대로 못 맞추고 부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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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426 18 5 2022.02.10

[GL] 계약연애

[GL/백합] 계약연애

겨울 (8)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하게 돼서, 정말로 미안해요. 성아가 말을 덧붙이고 서희가 아무 말 없이 근처의 의자에 몸을 앉혔다. 확실히 아픈 이야기이긴 했다. 씁쓸하기도 하고 또 미안하기도 했다. 혹시나 자신과의 관계가 성아에게 스트레스였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서희가 조심스러움을 담아 말했다. “성아씨의 선택에 내가 관여한 게 있나요?” “아뇨. 온전히 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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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386 19 4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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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7)

순간 당황한 성아가 한 발자국, 혜주의 곁에서 멀어졌다. 그 사람이랑 만나지 마, 충분히 즐겼잖아. 혜주의 말이 성아의 심장을 떨어뜨릴 것처럼 쿵쾅거리며 몸을 흔들어댔다.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아니, 처음에는 말하려했다. 혜주야, 어떤 사람이 내가 좋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럼 네가 신경 써줄 거라 생각했다. 어떤 사람인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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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360 24 3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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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백합] 계약연애

겨울 (6)

“그러고 보니 청소를 안 했는데….” “괜찮아요.” 성아는 서희의 집에 도착해 앞서 걸어가는 그녀를 따라 천천히 현관에 발을 들였다. 4인 가족이 살아도 넉넉한 크기의 집에 성아는 주변을 둘러보며 구경했고 서희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제 어쩌지, 하며 안절부절 그녀를 앉히고 싶어 했다. “…왜 이래요?” “긴장되니까 그렇죠.” “어머나, 긴장도 할 줄 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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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460 25 1 2021.11.16

[GL] 계약연애

[GL/백합] 계약연애

겨울 (5)

다시 돌아온 카페는 그대로였고 성아의 일상도 그대로였다. 이사 온 첫날. 그때의 그 일이 있은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성아는 카운터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연초가 꽤 지난 지금에도 이래서는 이득이 있나, 괜한 걱정이 생길 만큼 손님이 적었다. 그러다 성아는 지끈거리는 머리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참 머리통을 붙잡았는데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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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487 27 2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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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백합] 계약연애

겨울 (4)

성아가 눈을 뜬 건 정오가 다 넘은 시간이었다. 피곤함에 찌든 혜주는 하품을 한 번 하더니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성아의 머리를 행여 유리 조각에 베일까 걱정하는 것처럼 조심히 쓸었다. 그 움직임에 성아의 눈썹이 움찔, 떨렸다. 순간 멈췄던 혜주의 팔이 어정쩡하게 공중에서 멈췄다. 이윽고 고른 숨소리가 다시 들리자 조심스레 팔을 내려놓은 혜주는 이 상황이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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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542 22 2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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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3)

사건은 언제나 예고치 않게 찾아왔다. 성아는 반쯤 뽑혀 있는 현관문의 문고리를 보며 눈을 천천히 감았다 다시 뜨며 이 상황이 단지 제 환상이라고 여기고 싶었다. 오늘은 어째서인지 연말이랍시고 저녁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 그 탓에 성아의 퇴근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그녀는 카페를 나서며 평소처럼 가던 길이 아닌 반대편으로 건너가 택시를 탔고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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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712 23 2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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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백합] 계약연애

겨울 (2)

“내가?” “응, 네가.” 늦은 시간까지 하는 다른 커피 전문점을 들어간 두 명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자신은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찬바람이 푸는 냉랭한 무표정이었지만 서희는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 처음으로 그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은가. “소설가를 하는 게 어때요.” “때로는 인생이 더 소설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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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1039 28 3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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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1)

오늘도 쌀쌀한 날씨는 계속되었다. 성아는 베이지색 코드의 앞섶을 꼼꼼히 여몄다. 일기예보에선 눈이 온다고 그랬는데, 아직까지는 흐린 구름만이 하늘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어렸을 땐 눈을 참 좋아했었지만 이미 다 자라버린 지금은 그저 출근길을 위협하는 골칫덩이에 불과했다. 도심 어딘가에 있는 작은 달동네의 자신의 집은 가파른 언덕을 끼고 있어 길이 얼어버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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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길

8370 128 2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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